
일본 편의점에서 맥주를 보면 종류가 많은데 조금 이상한 점이 있다.
맥주 옆쪽에 있고 맥주와 거의 같은데 일반 맥주보다 싼 맥주들이 있다.
예를들어 기린맥주의 탄레이 淡麗 같은 녀석들

자세히 보면 알콜 5.5% 옆에(発泡酒)발포주 라고 적혀있다.
일반 맥주와 종류가 다르다.
먼저 가격을 보자. 일본의 대표적 슈퍼중 하나인 이온의 인터넷 슈퍼가격.
기린의 대표적인 맥주 이치방시보리가 캔당 214엔.
(여기에 소비세10%가 추가로 붙지는다)

같은 기린에서 나오는 대표적 발포주 탄레이는 167엔

기린에서 나오는 신장르(?) 노도고시는 167엔

기린에서 나오는 논알콜 맥주는 캔당 150엔
싸지않네?? 하겠지만 이 슈퍼가 유독 비싼편이다.
120-130엔 정도에 파는 슈퍼들이 많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조금 이상하다.
논알콜 맥주는 알코올을 넣지 않으면 끝나는 제품이 아니다. 맥주와 비슷한 맛과 향을 만들어야 하고, 제품에 따라서는 맥주에 가까운 제조공정을 거친다.
그렇다면 제조원가가 반드시 더 낮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런데 왜 소비자가격은 더 쌀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장 큰 이유는 **주세(酒税)**다.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술에대한 세금이 술 가격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350ml맥주 한캔에 대한 세금은 얼마일까?

2026년9월 시점으로 350ml맥주 한캔에 대한 세금은 63엔이다.
맥주 한켄 가격이 220엔 정도니,
4분의 1정도가 세금.
위의 이미지를 보면 종류에 따라서 세금이 다른걸 알 수 있다.
사실 2020년10월 시점으로 세율 개정이 시작되었는데
그 전에는
350ml한캔에 대한 세금은
- 맥주 77엔
- 발포주 47엔
- 신장르(제3의 맥주) 28엔
이었다.
그런데 2026년 10월부터 상황이 바뀐다
2026년 10월 1일부터 일본의 맥주계 주세가 통일된다.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맥아 비율이나 원료 등에 따라
- 맥주
- 발포주
- 신장르
의 주세가 달랐다.
그래서 맥아 비율을 낮추거나 다른 원료를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면 일반 맥주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
이것이 일본에서 이른바 「第三のビール」(제3의 맥주)가 크게 성장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맛은 비슷한데 가격이 싸기때문이다.
이 주세가 단계적으로 통일되어,
2023년10월 부터는 발포주의 신장르이 세금이 같아졌다.
위의 이미지의 가격을 봐도 알 수 있다.
(다만 아직도 신장르를 약간 싸게 파는 곳도 많이 있다.)
그런데 이 세금 구조가 2026년 10월에 사라진다.
맥주는 세금이 내려가고, 신장르는 올라간다
이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세금이 같아진다"는 것만이 아니다.
맥주는 감세된다.
350ml 한 캔 기준
63.35엔 → 54.25엔
으로 9.10엔 내려간다.
반면 신장르는 기존보다 세금이 올라간다.
예를 들어 기존 신장르의 세율은 350ml당 37.80엔이었기 때문에,
37.80엔 → 54.25엔
으로 16.45엔 상승한다.
국세청이 공개한 세율표에서도 2026년 10월부터 세율이 54.25엔으로 하나로 통일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신장르와 맥주의 가격 차이도 없어질까?
여기서부터가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지금까지 신장르가 일반 맥주보다 저렴했던 이유에는 낮은 주세가 상당히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10월부터는 이 장점이 사라진다.
예를 들어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현재
맥주 214엔
신장르 167엔
이라면 가격 차이는 47엔이다.
그런데 세금만 놓고 보면 10월부터
맥주 → −9.10엔
신장르 → +16.45엔
의 변화가 생긴다.
따라서 세금 차이만으로 약 25엔 이상의 가격 격차 축소 압력이 생긴다.
물론 실제 소매가격이 정확히 25엔 차이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는 아니다.
제조사와 도매업체, 소매업체의 마진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처럼
"세금이 싸기 때문에 신장르가 싸다"
라는 가격 구조는 확실히 약해진다.
그래도 신장르가 맥주와 같은 가격이 될까?
그건 또 다른 문제다.
세금이 같아져도 제조원가가 같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장르는 일반 맥주보다 맥아 사용량이나 원료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제조원가가 더 낮을 수 있다.
따라서 제조사가 원가 차이를 소비자가격에 반영한다면 여전히 가격 차이가 남을 수 있다.
결국 앞으로는
기존
세금이 싸다 → 가격이 싸다
에서
2026년 10월 이후
세금은 같다 → 원가와 브랜드 가치의 차이로 가격이 결정된다
는 구조에 가까워진다고 볼 수 있다.
아사히도 이미 가격을 바꾸기로 했다
실제로 아사히는 2026년 5월 발표에서 10월 1일 주세 개정에 맞춰 맥주·발포주·신장르 등의 생산자 가격을 개정한다고 발표했다.
아사히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세제 개정으로
- 맥주: 1kl당 26,000엔 감세
- 발포주·신장르: 1kl당 20,750엔 증세
가 발생한다.
가격 개정 대상 제품에는
슈퍼드라이 アサヒスーパードライ
뿐만 아니라
신장르인 클리어아사히 クリアアサヒ
등도 포함된다.
따라서 10월 이후에는 실제 매장에서 두 제품의 가격 차이가 어떻게 변하는지도 꽤 재미있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맥주 회사 입장에서는 어떻게 될까?
이 변화는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맥주 제조사 입장에서는 소비자가 선택하는 이유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는
"맛은 조금 다르지만 30~40엔 싸니까 신장르"
라는 선택이 가능했다.
하지만 세금 차이가 없어지면
"20엔 정도 더 내고 진짜 맥주를 마실까?"
라는 선택이 훨씬 쉬워질 수 있다.
특히 브랜드가 강한 슈퍼드라이 같은 제품이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아사히는 2026년 10월의 맥주계 세율 통일로 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슈퍼드라이를 신 슈퍼드라이 3.0 "新 スーパードライ 3.0" 으로
리뉴얼해 맥주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 실제 가격이 궁금해진다.
개인적으로는 2026년 10월 이후 슈퍼드라이와 신장르 제품의 가격 변화를 보는 것이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350ml 기준으로
슈퍼드라이 スーパードライ
vs
클리어아사히 クリアアサヒ
를 비교해 보면 된다.
현재 가격 차이가 30~40엔 정도라면,
10월 이후에는 그 차이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단순히 "맥주가 싸졌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에서 수십 년 동안 유지되어 온 맥주와 제3의 맥주의 가격 경쟁 구조가
실제로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정리
이번 일본 맥주 주세 개편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26년 9월까지
맥주 = 높은 주세
발포주/신장르 = 낮은 주세
↓
2026년 10월부터
맥주 = 54.25엔
발포주 = 54.25엔
신장르 = 54.25엔
350ml 기준 세율이 하나로 통일된다.
따라서 앞으로는 "세금이 싸기 때문에 저렴한 맥주 대체품" 으로 어필했던
신장르의 가장 큰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신장르의 높아진 세금을 전부 반영하면
지금까지 싼 가격의 맥주를 선택했던 고객들의 선택지가 사라진다.
맥주 업계의 가격정책이 궁금해진다.
반대로 논알콜 맥주는 처음부터 주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결국 앞으로 일본의 맥주 시장에서는
맥주 vs 신장르
그리고
맥주 vs 논알콜 맥주
라는 두 가지 가격 경쟁을 같이 지켜볼 수 있게 된다.
특히 10월 이후 실제 판매가격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면 꽤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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